도널드 트럼프와 조란 맘다니/백악관 자료 영상 캡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 뉴욕시장 당선인이 11월 21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 극적인 화해 무드를 연출했다. 선거 기간 내내 트럼프를 "파시스트"라 비난하고, 트럼프로부터 "공산주의 광인"이라는 공격을 받았던 두 사람은 회담에서 "생산적"이고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회담 이틀 후인 23일 NBC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한 맘다니는 트럼프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철회하지 않았다. 그는 "과거에 내가 했던 말은 오늘도 유효하다. 나는 그것을 믿는다"면서도 "나는 오벌 오피스에 내 입장을 주장하러 간 것이 아니라, 뉴욕 시민들에게 결과를 가져다주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도중 기자가 맘다니에게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파시스트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트럼프가 직접 개입해 "괜찮다. 그냥 그렇다고 말해도 된다. 그게 더 쉽다. 설명하는 것보다 쉽다. 나는 신경 안 쓴다"라고 말해 장내를 놀라게 했다. 트럼프는 이어 맘다니를 "이성적인 사람(Rational Person)"이라 칭찬하며 "그가 잘할수록 나도 기쁘다"고 덕담을 건넸다.
NBC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한 맘다니/보도영상 캡춰
◆ 재정 압박이 만든 불가피한 동맹
맘다니의 실용주의적 태도는 뉴욕시가 직면한 심각한 재정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뉴욕 대중교통공사(MTA)는 2025~2029년 자본 계획에서 334억 달러의 재정 공백에 직면해 있으며, 이 중 140억 달러를 연방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이후 10만 명 이상의 망명 신청자 수용으로 2025 회계연도까지 약 12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34세의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인 맘다니는 뉴욕 시장 선거에서 50% 이상의 득표율로 결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그는 선거 기간 임대료 동결, 무료 버스, 시영 식료품점, 보편적 보육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생활비 위기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전 뉴욕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Andrew Cuomo)는 트럼프의 공식 지지를 받았으나 41% 득표에 그쳤다.
◆ "거래적 포퓰리즘"의 부상
트럼프는 맘다니와의 회담에서 물가 안정 의제에 대해 "내 생각과 같다"고 발언했다. 이는 우파 포퓰리즘과 좌파 포퓰리즘이 중도 자유주의 시장 경제 모델에 대한 불신을 공유하며, 서민 경제를 위한 국가의 적극적 개입이라는 측면에서 교집합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킴 제프리스(Hakeem Jeffries)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Chuck Schumer) 상원 원내대표는 선거 막판까지 맘다니 지지를 유보했다가, 맘다니가 당선되고 트럼프와 직접 소통 채널을 구축하자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제프리스는 맘다니의 당선을 축하하며 "트럼프는 뉴욕 시민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맘다니의 정치 스타일은 1910~1960년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꽃피웠던 '하수구 사회주의(Sewer Socialism)'의 현대적 재현으로 평가된다. 당시 밀워키의 사회주의 시장들은 혁명적 이론보다 상하수도 정비와 공공서비스 개선 등 실용적 행정에 집중해 유능한 행정가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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