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오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을 소집해 핵심광물 공급망 안보를 논의하는 특별회의를 개최한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 주재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맞서 서방 진영이 금융 수단을 동원해 공급망 자립을 구조화하려는 본격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주목할 점은 기존 G7 회원국 외에 비회원국인 호주(Australia)와 인도(India)가 공식 초청됐다는 사실이다. 베선트 장관은 "호주와 인도 등 여러 국가가 회의에 참석해 논의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으나, 인도의 최종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는 단서를 달았다. 반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을 수행하며 글로벌 공급망 논의의 핵심 플레이어로 활동해 온 한국에 대한 초청 여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회의 소집의 직접적 배경에는 중국의 대일본 수출 통제 조치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6일 공고 제1호를 통해 일본을 특정해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Dual-use) 품목의 수출을 전면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직접적 보복 조치로 해석되며, 희토류(Rare Earths)를 포함한 800여 개 품목이 통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의 조치는 단순한 대일 제재를 넘어 역외 적용(Extraterritoriality) 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에게도 심각한 위험을 제기한다. 공고는 "중국산 이중용도 품목을 위반하여 일본으로 이전하거나 제공하는 모든 국가 및 지역의 조직과 개인은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한국이나 동남아시아 기업들이 중국산 원자재를 가공하여 일본에 수출하는 경우까지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베선트 장관이 주도하는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가격 하한제(Price Floor)' 도입으로 알려졌다. 이는 G7 정부들이 특정 핵심 광물에 대해 최저 보장 가격을 설정하고, 국제 시장 가격이 이보다 떨어질 경우 정부가 차액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중국이 서방 기업의 광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시장 가격을 인위적으로 폭락시키는 약탈적 가격 책정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구체적 실행 수단으로는 차액결제계약(Contract for Difference, CfD)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와 광산 기업이 행사가격을 합의하고, 시장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낮으면 정부가 기업에 차액을 지급하며, 반대로 시장 가격이 높으면 기업이 정부에 초과 수익을 반환하거나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제도에서 사용되던 금융 기법을 광물 시장에 도입하는 것으로, 미국 국방부가 자국 희토류 기업인 MP 머티리얼스(MP Materials)에 투자할 때 이미 부분적으로 적용된 바 있다.
호주의 초청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규모의 리튬 및 희토류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필연적이다. 지난해 10월 미국과 호주는 85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양자 핵심광물 협정을 체결했다. 인도의 경우 당장의 자원 보유량보다는 중국을 대체할 거대한 정제 및 가공 허브로서의 잠재력 때문에 초청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이번 회의 불참 또는 배제는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이번 회의가 채굴과 1차 정제에 대한 금융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자원 빈국인 한국보다 자원 보유국이 우선시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가격 하한제 유지를 위한 재정적 기여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대한 강력한 동참 등 구체적 비용 분담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미국이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 세계 2위 배터리 생산국으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주요 기업들의 중국산 광물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G7이 서방 가격 하한제를 도입할 경우, 이 메커니즘에서 소외된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에서 배제될 뿐 아니라 향후 탄소국경세나 공급망 실사법에 의해 서방 시장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교 전문가들은 한국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 의장국 경험을 활용해 G7의 결정을 MSP 회원국 전체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호주와의 양자 협력을 심화하고, G7과 중국 양쪽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인도네시아, 베트nam, 몽골, 중앙아시아와의 광물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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