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회의 모습/위키백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Lviv)를 겨냥해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Oreshnik)'를 발사하면서 국제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2일 긴급회의를 소집, 러시아의 신형 미사일 사용과 민간 기반시설 타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공군과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8일 심야부터 9일 새벽까지 감행된 대규모 공습에서 오레시니크 미사일이 사용됐음을 확인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드니프로 공격에 이어 두 번째 실전 사용으로, 이번에는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80킬로미터 떨어진 르비우 인근 가스 저장 시설이 주요 표적이 됐다.

오레시니크는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며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진입체(MIRV) 기술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미사일이 6개의 자탄으로 분리돼 다수의 목표를 동시 타격할 수 있어, 패트리어트(Patriot) PAC-3나 SAMP-T 같은 서방의 최신 방공 시스템으로도 요격이 극도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번 공격에서 오레시니크를 탐지했으나 요격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에서는 최소 4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25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혹한 속에 수천 가구의 난방과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러시아군이 수백 대의 자폭 드론과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을 혼합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시비하(Andrii Sybiha)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경 인근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유럽 대륙 전체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강력한 국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프랑스, 영국, 미국, 라트비아, 덴마크, 그리스 등 6개국이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지지했다.

라트비아 외무장관 바이바 브라제(Baiba Braze)는 이번 공격을 "야만적"이라고 비난하며, 발트 3국을 비롯한 최전선 국가들에게 오레시니크 미사일이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관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시도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해당 드론 공격설을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12일 열릴 안보리 회의는 지난 5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을 다룬 회의와 대칭적 구도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행동을 "명백한 주권 침해"로 규탄했으며, 러시아 측은 12일 회의에서 서방의 이중 잣대를 공격하는 외교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르비우 공격이 단순한 전술적 타격을 넘어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겨냥한 전략적 공격이라고 분석한다. 르비우 인근 스트리(Stryi) 지역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지하 가스 저장 시설인 빌체-볼리츠코-우허(Bilche-Volytsko-Uher)가 위치해 있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기업 나프트가즈(Naftogaz)는 핵심 저장 탱크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목표가 지상 압축기 시설을 타격해 유럽의 에너지 시장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한반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새해 첫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으며, 한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한 반대급부로 위성 기술과 방공 미사일 시스템, 잠수함 관련 핵심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오레시니크에 적용된 극초음속 기술이 북한으로 유입될 경우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추가 지원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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