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폐기물이 예술로

2025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개관한 한국수력원자력 SSNC 홍보관에 설치된 작품 하나가 세계 정상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인공은 세계적 설치미술가 박선기 작가와 한국 스타트업 미트프로이데가 손잡고 만든 설치미술이다.

이번 작품의 핵심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재탄생시킨 신소재 '리벌스 크리스탈(RE:Birth Crystal)'이다. 수백 개의 크리스탈 입자가 박선기 작가의 대표 소재인 '숯'처럼 공중에 떠 있는 형태로 구현돼 '순환'의 가치를 미래지향적으로 표현했다.

박선기 작가는 소재가 지닌 고유한 빛의 스펙트럼과 폐기물이 가치 있는 소재로 재탄생한다는 스토리에 주목했다. 그는 "소재의 아름다움과 탄생 배경이 작품이 추구하는 '순환'의 의미와 부합했다"며 "새로운 소재와 예술이 만나 지속가능성을 아름답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패션 액세서리 및 주얼리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한다는 비전을 가진 미트프로이데는 2년간의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리벌스 크리스탈의 양산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반도체 폐기물 업사이클링 소재 개발과 함께 주얼리 제조 프로세스의 자동화 및 효율화를 통한 탄소 저감 기술도 확보했다.

10여 년 이상의 주얼리 디자인 경험과 세공 장인들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디자인부터 제조, 유통까지 통합하는 '지속가능한 원루프(One Loop) 제조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김수경 미트프로이데 대표는 "이번 협력은 리벌스 크리스탈이 가진 예술적, 산업적 가능성을 세계 무대에서 입증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현재 유럽 유수 럭셔리 브랜드들과 구체적인 도입 논의가 진행 중이며, 내년 파리 패션위크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트프로이데는 연내 법인 설립 및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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