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윈저성에서 열린 영국 국민 만찬 모습/보도 영상 캡춰
찰스 3세(King Charles III) 영국 국왕이 3일(현지시간) 윈저성(Windsor Castle)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러시아를 명시적으로 "침략국(aggressor)"으로 지칭하며 영국과 독일이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의 추가 침략 위협에 맞서 유럽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Frank-Walter Steinmeier) 독일 대통령의 27년 만의 영국 국빈 방문 기간 중 나온 발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하루 전에 "유럽이 우리와 전쟁을 원한다면 러시아도 준비되어 있다"고 위협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찰스 3세는 연설에서 2차 대전 당시의 "가장 어두운 시기"를 언급하며 "과거의 고통을 인정한 것이 진실한 우호 관계의 바탕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민덴(Minden)의 영·독 가교 대대(German-British Bridging Battalion)를 "나토의 중심에 있는 독창적인 파트너십"의 상징으로 언급했다.
이번 국빈 방문은 지난 7월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정부 수반 간 체결된 '켄싱턴 조약(Kensington Treaty)'을 실질적으로 추인하는 자리였다. 이 조약은 2차 대전 이후 양국 간 최초의 포괄적 안보·경제 협정으로, 상호 방위 조항과 사거리 2,000km 이상의 심층 정밀 타격(Deep Precision Strike) 미사일 공동 개발 등을 골자로 한다.
3일 윈저성에서 열린 영국 국민 만찬 모습/보도 영상 캡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답사에서 "브렉시트로 약화된 인간적 유대를 다시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양국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유럽"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영·독 관계를 "나토의 중심에 있는 독창적인 파트너십(unique partnership at the heart of NATO)"이라고 표현했다.
켄싱턴 조약은 군사 안보 외에도 이주 및 사법 공조, 경제·기술 협력을 포함한다. 독일은 영국으로의 불법 이주를 조장하는 행위를 자국법으로 처벌하고 밀입국 네트워크 해체를 위한 사법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양국은 수소 회랑(hydrogen corridor) 건설과 AI·반도체 공급망 협력에도 합의했다.
한편 반왕실 단체 리퍼블릭(Republic)은 윈저성 인근에서 국왕의 정치적 발언이 민주적 통제를 벗어났다며 시위를 시도했으나 경찰에 제지당했다. 러시아 크렘린은 공식 논평을 자제했으나, 푸틴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재확인하며 영·독 밀착을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방문은 5일까지 계속되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군 폭격으로 파괴된 코벤트리 대성당(Coventry Cathedral)을 방문해 역사적 화해를 상징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3일 윈저성에서 열린 영국 국민 만찬 모습/보도 영상 캡춰
#찰스3세 #켄싱턴조약 #영독동맹 #우크라이나전쟁 #유럽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