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와일스/보도 영상 캡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이끈 핵심 참모이자 백악관 비서실장인 수지 와일스(Susie Wiles)가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인사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내부의 균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와일스는 미 시사잡지 배니티 페어(Vanity Fair)와의 장시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과 의사결정 방식을 문제 삼았으며, 이는 백악관 권력 핵심부에서 나온 이례적인 공개 발언으로 파장을 낳고 있다.

와일스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술을 마시지 않지만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alcoholic’s personality)을 지녔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능 알코올 중독자나 일반적인 알코올 중독자들은 술을 마실 때 성격이 과장되는데, 트럼프는 술 없이도 그런 성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대통령의 충동적 판단과 과도한 자신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진단에는 와일스의 개인사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와일스는 알코올 중독을 겪었던 부친, 미식축구(NFL) 선수 출신 방송인 팻 서머롤(Pat Summerall)의 회복 과정을 오랜 기간 지켜본 경험을 언급하며, 중독자의 행동 양식과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연결 지었다. 그는 “알코올 중독은 인간관계에 심각한 상처를 남긴다”고 말했다.

와일스의 비판은 대통령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JD 밴스(JD Vance) 부통령을 두고 “지난 10년간 음모론자(conspiracy theorist)였다”고 평가했으며, 테슬라 최고경영자이자 정부 효율화 조직을 이끄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에 대해서는 “완전한 단독 행동가”이자 “매우 이상한 인물(odd, odd duck)”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머스크가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려 한 시도에 대해 “처음엔 경악했다”고 말했다.

팸 본디(Pam Bondi) 법무장관에 대한 평가도 냉정했다. 와일스는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 관련 문서 공개 과정과 관련해 “완전히 헛스윙했다(completely whiffed)”며, 기대를 부풀렸던 이른바 ‘고객 명단’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문서는 그녀의 책상 위에 있었던 적도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를 즉각 해임하는 대신,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를 옹호했다. 트럼프는 “그녀는 내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점을 말한 것”이라며, “내가 술을 마셨다면 알코올 중독자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스스로 여러 번 말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을 “소유욕이 강하고 중독적인 성격(possessive and addictive type personality)”이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성격과 참모진을 공개적으로 평가한 사례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정책과 이민 단속 등 주요 국정 현안에서 혼선을 겪는 상황과 맞물리며, 행정부 내부의 신뢰 붕괴와 정책 조율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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