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오웨이(丘高偉) 주한대만대표부 대표/사진=위키백과


추가오웨이(丘高偉) 주한대만대표부 대표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하나의 중국'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추 대표는 "'하나의 중국'이 반드시 중화인민공화국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중화민국일 수도 있다"고 주장해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유지돼 온 한국의 대중 외교 원칙에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 주최로 열린 '강소국 대만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찾다' 세미나에서 추 대표는 "1992년 이전에 한국 정부가 인정했던 하나의 중국은 중화민국이었고, 1992년 이후 인정했던 하나의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었다"며 역사적 맥락을 소환했다. 그는 이어 "지금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다 존재하고 있는 두 개의 국가이고,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의해 소멸했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중앙방송(CCTV)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연히 중국의 큰 현안인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지 열흘 만에 나온 것이다. 이 대통령은 4일부터 7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하며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추 대표는 1992년 한중 수교로 단교가 이뤄지기 전 주부산 중화민국 총영사관 부영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태극기와 청천백일만지홍기가 나란히 걸려 있던 시절을 직접 목격한 세대로, 자신의 외교관 인생을 관통하는 경험적 증언을 내놓은 셈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국민의힘 조배숙, 유상범, 엄태영, 서지영, 최수진, 김장겸, 조승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는 대만 측이 한국 행정부와의 공식 외교 채널이 막힌 상황에서 의회 내 보수 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외교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추 대표의 발언은 1992년 한중 수교 공동성명 제3조가 담고 있는 '전략적 모호성'의 틈새를 파고든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공동성명은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의 유일 합법정부로 승인하며,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존중'이라는 단어는 '인정'과 달리 법적 동의가 아닌 정치적 제스처에 가깝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중 패권 경쟁 심화와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라는 구조적 변동 속에서 한국의 대중 외교가 근본적 도전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특히 2024년부터 대만의 월간 수출액이 한국을 추월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한국과 대만의 경제적 역학관계가 변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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