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확대오찬회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 대통령실

한미 양국이 지난달 29일 경주 정상회담에서 최종 타결한 관세 협상의 합의문 발표를 앞두고 세부 조율에 한창이다. 조만간 합동 설명 자료(JFS)를 발표하고 양해각서(MOU) 서명이 이뤄질 전망이지만, 관세 적용 시점 등을 놓고 양국 간 막판 협상이 계속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통상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 문서화 작업 및 MOU 발표 시점을 놓고 마지막 조율에 집중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전날 "오늘내일 중이라고 말하지 못하겠지만, 늦지 않을 것"이라며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임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3천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중 2천억달러를 현금 투자로 진행하되 연간 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했다. 나머지 1천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할당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한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고,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최혜국대우(MFN)를 제공하기로 했다.

적용시점 소급 여부가 쟁점

현재 양국 간 주요 쟁점은 관세 인하 적용 시점이다. 한국 측은 자동차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상호관세 부과 시점인 8월 7일로 소급 적용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MOU 체결 시점부터 적용하자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MOU 서명과 함께 미국 연방관보에 한국에 대한 관세 인하 내용을 게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7월 합의된 관세 인하가 아직 이행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방 관보 동시 게재가 어려울 경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의 서면 확약을 받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연방 관보 게재는 MOU 서명 후 진행하고, 조인트 팩트 시트 발표로 충분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미생산 천연자원에 대한 무관세 조치는 한국 측 주장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고, 항공기 부품 무관세는 원칙을 MOU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 중이다.

통상 관계자는 "상호관세는 미 무역대표부(USTR), 품목 관세는 미 상무부가 주무 부서여서 한국 측이 문서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하려 노력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정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적절한 시일 내에 미국과의 전략적 투자 MOU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달 중 기획재정부와 공동으로 MOU 이행을 위한 기금조성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간 MOU 체결식을 대면 행사로 진행할 경우 발표 시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관세협상 #MOU서명 #자동차관세인하 #대미투자 #연방관보게재 #품목관세 #적용시점소급 #마스가프로젝트 #최혜국대우 #김정관